다농(Danone)이 세계적인 메이저 식품업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지만, 공룡 경쟁업체들인 네슬레나 유니레버와 비교하면 한낱 구멍가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다농의 주가(株價)가 네슬레 및 유니레버 주식에 비해 훨씬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기 때문.

그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 파리 남쪽 인근의 교외지역인 팔레조에 소재한 다농의 리서치센터에 가보면 능히 짐작이 가능케 한다. 이곳에 재직 중인 360여명에 달하는 영양학 전문가들과 미생물학자, 생화학자들은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오늘날 팔레조 리서치센터는 소화기계 건강을 돕는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등을 잉태하는 다농의 키 포스트 가운데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되고 있다.

덕분에 다농은 지난해의 경우 총 149억8,200만 유로를 기록했던 매출액 가운데 신선한 유제품들이 점유한 몫만 57%에 이를 수 있었다. 영‧유아용 영양식이 20%, 생수 17%, 고령자 및 환자용 영양식(Medical Nutrition)이 6%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소화를 돕는 요구르트 ‘악티비아’(Activia)와 영‧유아들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는 유제품 음료인 ‘악티멜’(Actimel) 등 2개 블록버스터 제품 매출실적만도 지난해 51억 달러에 달했을 정도. 이들 2개 제품은 유제품 부문 전체 실적의 43%를 점유했다.

다농은 지난 1920년대에 자사의 요구르트 제품들이 약국에서 판매되면서 건강식품 사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당(加糖) 요구르트가 건강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에 대한 일부 논란이 없지 않았음에도 불구, 지난 1996년 경영권을 승계한 프랑크 리부 회장이 회사를 이끈 14년여 동안 유제품과 영양식 등 건강친화형 식품 분야에 올인하는 식품회사로 변신했다. 제과, 주류, 치즈 등의 사업부문을 처분한 뒤 유제품, 유아용 영양식, 생수, 고령자 및 환자용 영양식 등 4개 사업분야로 취사선택 및 슬림화를 단행했던 것.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지난 2007년 2월 이른바 ‘코스메틱 요구르트’를 표방한 ‘에센시스’(Essensis)를 유럽시장에 선보이면서 미용식품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2년여만인 지난해 발매를 중단했던 것은 한 예이다.

그 같은 단련의 과정을 거쳐 이제 세계 최대의 요구르트 메이커로 자리잡은 다농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식품을 통해 건강을 전달하는 기업이 되자”는 목표를 지향하는 건강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특히 내년 말 무렵이면 회사의 고객 수가 현재의 7억명에서 10억명대로 확대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따르고 있다.

다농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지난 6월 미국 뉴저지州 잉글우드에 소재한 병원 공급용 특수 기능식품업체 메디컬 뉴트리션 USA社(Medical Nutrition)를 6,200만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새로운 영‧유아용 및 의료용 영양식 개발을 진행할 R&D센터가 들어설 네덜란드 ‘유트레히트 사이언스 파크’ 내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각각 8%와 11%의 매출증가를 실현했던 영‧유아용 영양식 및 의료용 영양식 분야의 성장세가 차후 한층 가속화될 것임을 예측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다농을 두고 누군가 미래의 성장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예단한다면 아마도 “다 농”(多弄)이라는 핀잔을 감수해야 할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