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미국인들이 자신의 체중을 10~20파운드 감량할 수 있다면 승진이나 性생활조차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룩 튀어나온 뱃살을 줄일 수 있다면 휴대폰 사용이나 TV 시청과도 담을 쌓을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아 궤를 같이했다.
그렇다면 미국경제가 지난 1929년 시작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기에 직면해 있는 데다 실업률 또한 사상 최악을 치닫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상기할 때 얼핏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는 조사결과이다. 체중감량을 원하는 니즈(needs)와 몸짱 신드롬이 그 만큼 많은 이들에게 뿌리깊게 자리매김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인 셈.
이 같은 사실은 펜실베이니아州 포트 워싱턴에 소재한 체중감량 프로그램 및 서비스 제공업체 뉴트리시스템社(Nutrisystem)가 캘리포니아州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시장조사기관 켈튼 리서치社에 의뢰해 전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총 1,001명의 18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0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었던 이번 전화 설문조사 결과는 뉴트리시스템社가 12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35%의 응답자들이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거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행하는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30%는 ‘건강하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 30%의 응답자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평균 5가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사용해 20회에 걸쳐 체중감량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35%는 평균 두가지 프로그램을 택한 가운데 6회에 걸친 체중감량에 착수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맥락에서 29%의 응답자들은 최근 11개월 동안 체중감량을 위해 노력했던 경험이 있으며, 51%는 최근 2년 동안 체중감량을 시도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이들이 몸매와 관련해 자존심이 상한다는 속내를 내비치는 등 노출의 계절을 맞아 자신의 건강이나 외모,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예로 66%의 응답자들이 지금보다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토로한 가운데 섹시한 외모 연출을 위해서는 평균 23%파운드의 체중이 감량되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았을 정도.
특히 체중을 10파운드(체중 1파운드는 약 0.5kg) 감량할 수 있다면 올해 여름철 동안 性생활을 기꺼이 포기할 것이라고 답한 경우가 여성 응답자들의 경우 전체의 52%, 남성 응답자들도 전체의 25%에 달해 주목됐다. 심지어 이번 여름에 10~20파운드를 감량할 수 있기를 원한다는 응답률이 25%에 이르러 직장 내 승진을 원한다는 응답률 20%를 상회했다.
이와 함께 73%는 뱃살을 줄일 수 있다면 올여름 동안 TV 시청이나 휴대폰 및 컴퓨터 사용을 망설임 없이 포기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46%는 체중감량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체중감량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해 생각따로▪행동따로 식의 엇박자를 드러냈다.
이밖에 체중감량 시도자들 중 93%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데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도전요인들에 직면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가령 식욕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응답률이 71%에 달했을 정도.
뚱뚱한 몸매가 자신의 성공에 걸림돌 중 하나라고 답변한 이들도 64%에 이르러 눈길을 끌었다.
뉴트리시스템社의 브루스 대기 연구개발 담당부회장은 “상당수 미국인들이 체중감량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할 용의는 있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론을 알지 못해 결국 포기를 거듭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즉, 건강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도 건강한 삶의 영위와 관련해 많은 오해와 혼란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레들링 회장은 “많은 성인들이 다이어트와 체중감량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상당수가 실제로는 건강한 식생활과 체중감량을 위한 라이프스타일과 상반된 삶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목표를 이루고, 또 유지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으로 인해 건강한 체중에 도달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일을 끝내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