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치료방법이 환자 자신의 상태나 선호도와 무관하게 해당환자가 내원한 전문의들의 전공과목에 따라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개별 치료법 사이의 비교우위가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못한 형편임을 감안할 때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이다. 치료법에 따라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과 회복절차, 대기시간 등이 제각각일 것이기 때문.

미국 뉴저지 암연구소의 토마스 L. 장 박사 연구팀은 미국 의사회(AMA)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내과의학 회보’ 5일자 최신호에 발표한 ‘국소성 전립선암 치료에 앞선 환자들의 의사 내원실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따라서 환자들의 선호도가 치료법 결정과정에서 좀 더 무게감 있게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연구팀은 피력했다.

이와 관련, 현재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환자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대기요법과 호르몬 요법, 방사선 요법, 전립선 절제수술법 등이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치료법들은 저마다 장‧단점을 지니고 있어 대기요법의 경우 환자들에게 암이 전이되고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심어주기 쉽고, 전립선 절제수술과 방사선 요법은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등을 수반할 위험성이 언급되고 있는 형편이다. 호르몬 요법 또한 유방통, 안면홍조, 성욕상실 등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위험성을 담보로 하는 치료법인 것은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1994년부터 200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국소성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후 9개월 이내에 각종 치료를 받았던 65세 이상의 고령층 환자 총 8만5,088명에 대한 의료보장(Medicare) 역학자료를 심층분석했었다.

그 결과 환자들은 방사선 요법 3만5,925명(42%), 근치적 전립선 절제수술 1만8,201명(21%), 대기요법 1만6,941명(20%), 안드로겐 박탈 호르몬 요법 1만4,021명(17%) 등의 순으로 다양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경우 전립선 절제수술을 주로 택한 반면 방사선 전문의는 방사선 요법에 의존하는 등 의사의 전공과목에 따라 치료법 권고 및 선택에 확연한 차이가 눈에 띄어 주목됐다.

실제로 환자들이 내원한 의사들을 전공과목별로 살펴보면 전체의 50%(4만2,309명)가 비뇨기과 전문의만 내원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44%(3만7,540명)는 방사선 전문의 및 비뇨기과 전문의를 내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비뇨기과 전문의 및 종양학 전문의를 내원한 환자들은 3%(2,329명)에 불과했으며, 이들 3개 분야별 전문의를 모두 내원한 환자들 역시 3%(2,910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비뇨기과 전문의만 내원했던 환자들의 경우 3분의 1이 전립선 절제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3개 과목별 전문의를 모두 내원한 환자들은 83%가 방사선 요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뇨기과 전문의와 종양학 전문의를 내원했거나 비뇨기과 전문의만 내원한 환자들은 비뇨기과 전문의 및 방사선 전문의를 내원한 환자들과 비교할 때 대기요법 또는 호르몬 요법을 받은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후 치료를 받기에 앞서 1차 개원의(PCPs)를 내원했던 환자들은 개원의 유형에 따라 17% 또는 22%에 달했는데, 이들 중 거의 60%가 대기요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개원의를 내원하지 않았던 그룹의 7%를 크게 상회했다.

연구팀은 “특정한 전립선암 치료법을 선택하기에 앞서 환자들에게 균형된 정보 제공이 보장되는 일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