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체중 여성들이 콩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이번에는 비 흡연 남성들이 콩을 빈번히 섭취하면 폐암 발생률을 크게 낮추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또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isoflavones)이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냄에 따라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의 발생을 억제할 뿐 아니라 폐암 저해효능까지 발휘하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

일본 도쿄 국립암센터 암역학‧예방연구실의 다이찌 시마쯔 박사 연구팀은 미국 임상영양학회(ASCN)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미국 임상영양학誌’(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1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이소플라본 섭취와 폐암 발생 위험성: 일본에서 진행된 전향성 연구사례’.

시마쯔 박사팀은 총 3만6,177명의 일본남성들과 40,484명의 일본여성들을 대상으로 지난 1995년부터 1999년 기간 중 총 138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식품들의 평소 섭취실태와 흡연 유무, 병력(病歷), 기타 라이프스타일 요인 등을 조사한 뒤 11년(조사 대상 연인원 67만1,864명)에 걸친 추적조사를 진행했었다.

피험자들의 평균연령은 45~74세에 달했으며, 처음 조사에 착수할 당시 암 발병전력이 없는 상태였다.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남성들의 경우 75명당 1명 꼴에 해당하는 481명에서 폐암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들의 경우에는 225명당 1명 정도인 178명이 폐암을 진단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 1만3,000여명의 남성들로 범위를 좁혀보면 평소 콩을 소량 섭취하는 그룹에서 22명, 콩을 다량 섭취하는 그룹에서는 13명이 추적조사 기간 동안 각각 폐암을 진단받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콩을 많이 섭취했을수록 폐암 발생률은 낮게 나타나는 반비례 상관관계가 확연히 관찰되었던 것.

또 남성 피험자들이 매일 섭취하는 콩의 양은 34g에서 162g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편차를 보였다.

그러나 시마쯔 박사는 “폐암 발생률이 낮게 나타난 이유가 콩을 섭취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콩을 자주 먹는 이들의 경우 몸에 유익한 다른 식품들까지 다량 섭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지 여부는 아직 명확치 않다”며 후속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 시마쯔 박사는 “콩을 통한 이소플라본 섭취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성들에게서 폐암 발생률을 크게 감소시켜 주었음은 상당히 유력해 보인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