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이 장차 과도한 체중을 감소시키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기대케 하는 흥미로운 동물실험 결과가 공개되어 뜨거운 관심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즉, 실험용 쥐들에게 ‘비아그라’를 투여한 결과 지방 저장과 체중증가를 유도하는 백색지방(white fat) 세포들이 칼로리를 열로 연소시키는 작용을 하는 갈색지방(beige fat) 세포들로 전환되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것.

게다가 ‘비아그라’는 비만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까지 감소시켜 주었음이 눈에 띄었다는 설명이다.

독일 본대학 약물학‧독성학연구소의 알렉산더 파이퍼 교수 연구팀은 ‘미국 실험생물학연합회誌’(JFASEB) 온-라인版에 지난 9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개연성을 시사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cGMP 증가가 백색지방조직의 건강한 확대와 갈색화를 촉진하는 데 미친 영향’.

이와 관련, ‘비아그라’는 환식 구아노신 모노포스페이트(cGMP)가 대사되지 않도록 저해해 발기상태를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비아그라’는 또 고지방 사료를 공급한 실험용 쥐들에게 장기간 투여했을 때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가 관찰되었지만, 소상한 메커니즘은 규명되지 못했었다.

파이퍼 교수팀은 우리나라의 식약청에 해당하는 기관인 연방의약품의료기기연구소(BfArM), 막스플랑크연구소 심장‧폐 연구부, 같은 대학 제약연구소 등과 팀을 구성해 ‘비아그라’가 실험용 쥐들의 지방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한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었다.

실험과정에서 연구팀은 실험용 쥐들에게 ‘비아그라’를 7일 동안 매일 투여하는 실험을 행했다.

그 결과 ‘비아그라’를 투여받았던 실험용 쥐들의 경우 백색지방 세포들이 갈색지방 세포들로 활발히 전환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갈색지방 세포들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에너지를 연소시키고 열로 전환시키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파이퍼 교수는 “갈색지방 세포들이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으므로 비만을 억제하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밖에서 파이퍼 교수팀의 이번 연구에서는 ‘비아그라’가 백색지방 세포들을 억제함에 따라 비만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발휘했음이 관찰됐다. 백색지방 세포들은 지질 축적을 유도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호르몬들을 합성‧분비시켜 심혈관계 제 증상과 암, 당뇨병을 비롯한 만성질환들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파이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기초적인 단계의 동물실험에서 도출된 것일 뿐이라며 ‘비아그라’가 실제로 사람들에게서 백색지방 세포를 감소시켜 주는 약물로 사용될 수 있으려면 일련의 후속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등 갈길이 멀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