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들이 은행잎(Ginkgo biloba) 추출물을 섭취하더라도 알쯔하이머를 진단받을 확률을 크게 감소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비록 다소의 차이가 눈에 띄기는 했지만, 이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격차에는 해당하지 않았다는 것.

프랑스 툴루즈대학 의대의 브뤼노 벨라 교수 연구팀은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신경의학 학술저널의 하나로 손꼽히는 ‘란셋 뉴롤로지’誌(The Lancet Neurology) 온-라인版에 6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표준화 은행잎 추출물의 장기섭취가 알쯔하이머 예방에 나타낸 효과’.

벨라 교수팀은 프랑스에서 70세 이상의 고령자 2,854명을 피험자로 충원한 뒤 무작위 분류를 거쳐 각각 은행잎 추출물 120mg 또는 위약(僞藥)을 1일 2회 섭취토록 하는 방식의 이중맹검법 장기연구를 진행했었다.

피험자들은 개원의를 찾아 스스로 기억력에 불편이 없지 않음을 호소한 이들이었다.

5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연구팀은 표준검사법을 사용해 피험자들의 기억력과 인지기능, 치매 발생 여부 등을 평가했다. 아울러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추적조사를 병행했다.

그 결과 은행잎 추출물을 섭취한 그룹 1,406명 가운데 4%(61명)이 알쯔하이머를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나 위약을 섭취한 그룹에 속했던 1,414명 중 5%(73명)이 같은 증상을 진단받은 것과 비교했을 때 미미한 차이가 나타나는 데 그쳤다.

비율로 환산하면 은행잎 추출물을 섭취한 그룹의 경우 100명당 1.2명 꼴로 알쯔하이머를 진단받았고, 대조그룹에서는 이 수치가 100명당 1.4명 꼴에 해당했다는 것.

이와 함께 사망자 수와 뇌졸중 발생자 수 또한 각각 76명(은행잎 추출물)과 82명(위약), 65명과 60명으로 집계되어 두 그룹 사이에 현격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벨라 교수는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알쯔하이머 예방대안이 시급히 요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번 연구가 미국 외에서 은행잎 추출물의 알쯔하이머 예방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진행된 첫 번째 연구사례일 것”이라며 하루빨리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알쯔하이머가 오는 2050년에 이르면 지금보다 환자 수가 4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이 벨라 교수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