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에 들어있는 한 유기 황(黃) 화합물 성분이 장(腸)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균의 하나로 손꼽히는 캄필로박터균을 억제하는 데 나타낸 효능이 항생제보다 100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따라서 가금류나 식품을 날것으로, 또는 충분히 조리하지 않고 먹었을 때 수반될 수 있는 설사와 복통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는 것.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분바생물학부의 샤오난 루 연구원팀은 ‘항균화학요법誌’(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 온-라인版 1일자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디알릴 설파이드가 캄필로박터 제주니 생체막에 미친 항균작용’.

루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마늘에서 추출한 디알릴 설파이드(diallyl sulfide) 성분이 식품섭취를 통해 유발될 수 있는 세균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필로박터 제주지(Campylobacter jejuni) 균에 대한 연구를 지난 25년여 동안 진행해 왔던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 마이클 콘켈 박사는 “아직은 첫 단추를 꿴 것에 불과하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했다.

콘켈 박사에 따르면 캄필로박터균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리스테리아균이나 대장균 O157 등과 함께 식품매개성 질환을 가장 빈도높게 유발하는 균의 하나이다.

실제로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캄필로박터균 감염으로 인해 설사, 위 경련, 복통, 고열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들이 미국에서만 매년 2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캄필로박터균은 드물게 신체마비 장애 증상을 나타내는 ‘길랑-바레 증후군’ 환자들 가운데 전체의 3분의 1 가량에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형편이다.

루 박사 연구팀은 연구를 진행한 결과 마늘에서 추출한 디알릴 설파이드 성분이 얇은 생체막(biofilms)을 형성시켜 자신을 보호하는 캄필로박터균의 사멸을 유도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즉, 디알릴 설파이드가 보호작용을 하는 생체막을 쉽사리 뚫고 들어가 황 함유효소와 결합해 해당효소의 기능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세포의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캄필로박터균 세포들의 사멸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특히 디알릴 설파이드의 항균활성은 항생제 에리스로마이신 및 씨프로플록사신에 비해 100배 정도까지 효과적인 것으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의 한사람인 바바라 라스코 박사는 “디알릴 설파이드가 식품 표면을 깨끗하게 해 줄 뿐 아니라 포장식품의 유통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부제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