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종의 전시장”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특정한 인종이나 민족의 음식을 의미하는 에스닉 푸드(ethnic foods)가 최근 수 년간 인기를 부쩍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그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에스닉 푸드가 이처럼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모으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진정성”(authenticity)이 꼽혔다. 가정 내에서 에스닉 푸드를 먹고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들 가운데 전체의 3분의 2가 “고유의 맛”(authentic 또는 traditional flavors)을 에스닉 푸드를 구입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는 것.

국제적 시장조사기관 민텔社의 일리노이州 시카고 소재 미국지사는 지난달 말 공개한 조사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민텔社의 데이비드 브라우니 선임 애널리스트는 “맛에 대한 열정이야말로 빠듯한 수입에도 주머니를 열도록 유도하고, 짬을 내서 에스닉 레스토랑을 찾거나 가정에서 조리할 에스닉 푸드를 구매하도록 이끄는 키-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텔측에 따르면 이밖에도 소비자들이 에스닉 푸드에 열광하는 사유로 100% 내추럴(all-natural) 49%, 고급스러움 또는 음식명인의 손맛(artisanal) 49%, 저지방 48% 등이 꼽혀 소비자들이 에스닉 푸드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들의 윤곽을 짐작케 했다.

알렉산드라 스미스 소비자트렌드국장은 “오늘날의 미국인들은 20년 전에 비해 훨씬 다양한 문화에 노출되어 있다”며 “한때 흥미로움의 대상에 불과했던 초밥이나 요가가 어느덧 주류(主流) 시장에 편입되어 있는 현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즉, 초밥이나 요가가 문화적 진정성을 바탕으로 이제 틈새시장 이상의 의미를 누리기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민텔측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70%의 응답자들이 최근 한달 이내에 이탈리아 음식을 요리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음식도 한때는 분명 에스닉 푸드에 속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더 이상 에스닉 푸드라고 칭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이다.

이탈리아 음식의 뒤를 이어 63%가 최근 한달 동안 멕시코 음식을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중국음식이 46%로 다음 순번을 차지했다. 아울러 29%의 응답자들은 특정한 한가지 에스닉 푸드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고 답해 미국인들의 식탁에도 바야흐로 퓨전바람이 일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최근 한달 이내에 외식을 할 때 에스닉 푸드를 먹은 적이 있다는 응답률도 81%에 달해 지난 2010년 당시의 조사결과와 비교했을 때 6% 높아진 수치를 보였다.

또 지난해 3분기 현재 가장 즐겨 먹는 외식 에스닉 식품으로 이탈리아 요리, 멕시칸 요리, 중국 요리, 범 아시아 요리, 일본 요리 등이 지목됐다. 지중해식 요리와 중동식 요리 또한 지난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추후 건강식이자 간편식으로 더욱 각광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했다.

브라우니 애널리스트는 “건강하고 간편한 식생활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중해식 식사와 중동지방 요리의 최근 인기에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로 그리스식 요구르트와 델리 샐러드가 섞인 포장식품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