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의 대명사격인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이후 동아제약내에서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15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박카스'를 포함해 44개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빠르면 8월부터 약국외의 장소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회의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박카스의 주성분인 '무스카페인'으로 인해 일반의약품으로 남아 있을 것을 예상하던 동아제약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결정이후 큰 혼란에 휩싸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동아제약 내부에서는 '왜 우리가 희생양이 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동아제약의 한 관계자는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이후 회사 전체가 혼란에 빠져 있다"는 분위기를 전해졌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전날까지도 박카스가 의약품으로 존속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회사측이 분석했으나 '아닌 밤 중에 홍두깨'식으로 의약외품 전환이 전격적으로 결정된데 따른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발표이후 '박카스'의 의약외품 전환과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은 표명하고 있지 않다. 일부 언론에서 동아제약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약국유통망을 유지하겠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동아제약이 공식적으로 일장을 내놓은 적은 없다.

이는 회사측이 의약외품 전환을 바라지 않았던데다 '정치적' 고려의 대상으로 인해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의 한 관계자는 "의약외품 전환이후 끊임없이 회의를 하면서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최고 경영진의 결정만 바라보고 있는 상태이다"고 회사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박카스의 의약외품 전환이후 동아제약이 '호기' 또는 '수혜'를 입는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위기'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약외품으로 전환된데 따른 일시적인 효과는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사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조치라는 것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카스가 가정상비약이 아닌데도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대부분의 제약업체 관계자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일은 중장기적으로 동아제약의 '정체성' 또는 '존립' 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카스가 의약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면 소비자들의 사랑이 지속될지 의문이라는 것.

또한 박카스와 유사한 형태의 음료가 잇따라 출시될 가능성도 있어 제약기업이 동아제약의 '박카수'가 일반 식품회사와 경쟁이 가능하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그동안의 사례를 살펴보면 의약품이었을 때는 잘 나갔던 품목들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이후 식품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쳤져 명맥만 이어가는 품목이 한 두개가 아닌 상황이다.

이로 인해 동아제약 내부에서는 '박카스'의 의약외품 전환을 큰 위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