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문구가 정크푸드(junk food) 구입을 억제하는 데 나타내는 효과가 이른바 지방세(脂肪稅; fat tax)를 신설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환자 또는 과다체중자들로 하여금 건강에 유해한 식품을 구입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경고문구 삽입이 훨씬 더 유용한 방법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캐나다 앨버타州 에드먼튼에 소재한 앨버타대학 지역경제학과의 션 캐시 교수 연구팀은 학술저널 ‘소비자문제 저널’(Journal of Consumer Affairs) 3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스낵푸드 세금과 경고문구에 대해 소비자들이 나타낸 상이한 반응’.

이와 관련, ‘지방세’(脂肪稅)란 패스트 푸드를 비롯한 정크푸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일종의 사치세 개념으로 각종 미용수술에 부과되고 있는 ‘보톡스稅’와도 맥락을 같이하는 개념이다.

캐나다의 경우에도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태이다.

캐시 교수팀은 앨버타州에 소재한 잡화점에서 364명의 소비자들을 무작위 선정한 뒤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정크푸드 구입을 망설이도록 유도하는 요인으로 가격이 유일하지 않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한 예로 체질량 지수(BMI)가 가장 많이 나가는 부류의 소비자들은 지방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경고문구나, 지방세이 부과되어 있다는 내용을 주의깊게 살펴봤다는 것.

특히 연구팀은 소비자들에게 지방을 다량 함유하고 있거나, 상대적으로 건강에 유익한 스낵류 등 가격대가 50센트에서부터 2달러에 이르는 다양한 식품들을 제시한 뒤 구입할 식품을 선택하도록 했다.

이 때 제시된 식품들 가운데 일부는 가상의 경고문구가 삽입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크게 3개 그룹으로 구분되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즉, 2개 그룹의 경우 높은 가격대 또는 건강에 유익하지 않는 스낵류임을 인지한 후 구입을 삼가는 경향을 보인 반면 체중이 가장 높았던 나머지 1개 그룹은 경고문구만 접하고서 제품을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캐시 교수는 “제품라벨을 주의깊게 살펴본 소비자들은 가격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을 뿐 아니라 구입빈도 또한 크게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캐시 교수 연구팀은 경고문구가 세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가격차이보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입을 주저토록 하는 가장 큰 억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고 결론지었다.

한마디로 캐나다에서 현재 지방세 신설이 검토되고 있지만, 최선의 시나리오는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는 설명이다.

캐시 교수는 “설령 지방세를 신설하더라도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행동에 큰 변화가 뒤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오히려 청량음료의 경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설령 세금이 붙어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른 청량음료를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캐시 교수는 비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