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들이 콩식품을 섭취하면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고개를 들어왔던 형편이다.

콩식품들이 다량의 이소플라본(isoflavones)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천연 식물성 호르몬 성분들이 에스트로겐 수용체들과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이소플라본 성분들은 항암치료를 받아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은 유방암 환자들에게서 암이 재발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콩식품 섭취가 유방암 재발률 또는 사망률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대규모 조사결과가 나와 괜한 걱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의대의 자오 우 슈 교수 연구팀은 2~6일 플로리다州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 암연구협회(AACR) 제 102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자오 교수팀은 콩식품 섭취와 유방암 재발의 상관성, 그리고 이소플라본 섭취가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는 작용기전을 지닌 유방암 치료제 타목시펜(tamoxifen)의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는지 여부 등을 관찰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를 위해 자오 교수팀은 4개의 다기관 협력연구 사례들로부터 도출된 방대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다. 4개 연구사례들은 20~83세 사이의 침습성 원발성 유방암 진단환자 총 1만8,3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케이스들이었다.

자오 교수팀의 연구는 또 지난 2009년 제정된 ‘미국 경기회복‧재투자법’에 따른 비용을 지원받아 수행된 것이었다.

연구과정에서 자오 교수팀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후 평균 13개월이 경과한 시점의 여성 1만6,048명을 대상으로 평소의 식품 섭취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소플라본 섭취량에 따라 3개 그룹, 두부 및 두유를 다량 섭취한 1개 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후 연구팀은 피험자들이 암을 진단받은 후 평균 9년이 경과했을 때 재발실태를 평가했다.

그 결과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1일 23mg에 달해 가장 높았던 그룹의 경우 유방암 사망률 및 재발률이 이소플라본 최소량 섭취그룹(1일 0.48mg)과 비교했을 때 각각 9%와 15% 낮은 수치를 보여 주목됐다. 또 평균적인 1일 이소플라본 섭취량은 3.2mg으로 나타났으나, 중국여성들의 경우 이 수치가 45.9mg에 달해 확연한 차이가 눈에 띄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도출된 수치상의 차이가 우연의 산물일 가능성을 연구팀은 배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 자오 교수는 “설령 유방암 환자였다고 하더라도 건강한 식생활의 일환으로 콩식품을 섭취하는 일은 매우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