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멋진 외모를 연출할 수 있기 위해서는 햇빛에 피부를 태우는 것보다 과일과 채소류를 빈번히 섭취하는 일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당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지 여부는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좌우될 문제라는 것.

영국 브리스톨대학 심리학과의 이언 D. 스티븐 박사 연구팀은 국제 인간행동‧발달학회(HBES)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발달과 인간행동’誌(Evolution and Human Behavior)에 게재를 앞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논문의 제목은 ‘카로티노이드와 멜라닌 색소 착색(coloration)이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에 미치는 영향’.

스티븐 박사는 “서구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부색 향상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흔히 선탠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의 연구결과 과일과 채소류를 다량 섭취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임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박사팀은 스코틀랜드에 소재한 세인트 앤드류스대학 인지과학연구실 데이비드 I. 페레트 박사팀과 공동으로 사람들의 피부색을 그들의 식생활과 연관지어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그 결과 구릿빛 피부색의 소유자들일수록 매일 과일과 채소류를 다량 섭취한 것으로 나타나는 상관성이 눈에 띄었다.

이에 연구팀은 분광광도계를 사용해 빛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루면서 피부에 의해 흡수되는 과정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건강하게 윤이 나는 피부의 소유자들에게서 카로티노이드 성분들(carotenoids)의 함유량이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면역계와 생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카로티노이드류는 고추. 시금치, 살구, 멜론 등에 풍부히 함유되어 있는 항산화 성분의 일종이다.

이와는 별도로 연구팀은 특수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백인 51명의 안면 이미지 상에서 피부색을 조정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카로티노이드류 함유량과 선탠량을 많거나 적게 조절했을 때 안면 이미지가 전달하는 느낌을 측정했던 것.

이를 위해 연구팀은 개별 피험자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안면 피부색을 조절해 최대한 건강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이 시험에서 피험자들이 선탠량을 늘렸을 때보다 카로티노이드류 함유량을 증가시킨 안면의 피부색을 보다 선호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페레트 교수는 “건강하지 못한 사람보다 건강한 사람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발달학적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 예로 다양한 종류의 새들에게서 암컷은 카로티노이드류 함유량이 높아 건강한 깃털색깔을 소유한 수컷을 자신의 짝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것.

다시 말해 건강한 색깔의 깃털과 화려한 장식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수컷 새들이 강한 면역계와 건강한 생식기계를 소유하고 있고, 이것이 암컷에게 어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스티븐 박사는 “우리의 연구결과는 카로티노이드가 사람들의 피부색 착색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미를 연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게다가 이번 연구는 백인종을 대상으로 수행된 것이지만, 아프리카 흑인들의 경우에도 유사한 피부색(skin yellowness) 선호도가 관찰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다른 인종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