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 보충제(antioxidant supplements)가 자연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

남성이 항산화 보충제를 섭취하면 파트너가 임신에 이를 확률을 높일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것. 그렇다면 잠재적 불임(subfertility)의 원인을 지닌 남성이 20명당 1명 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을 상기할 때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의대의 매리언 G. 쇼웰 박사 연구팀(산부인과)은 임상시험 자료를 주로 게재하는 국제적 학술저널로 잘 알려진 ‘코크레인 라이브러리’誌(Cochrane Library) 1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잠재불임 남성들의 항산화 보충제 섭취’.

남성들의 잠재적 불임은 반응성 산소종(ROS; 즉, 활성산소)이 정액세포를 포함한 각종 세포들에 손상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정자의 수치가 감소하면서 난자와의 수정을 저해하는 데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 남성 잠재불임의 경우 전체의 30~80% 가량이 산화(酸化) 스트레스가 정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으로 사료되어 왔다. 그리고 항산화 보충제들은 이처럼 반응성 산소종으로 인한 세포손상을 감소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쇼웰 박사팀은 시험관 수정, 정자 주입 등 임신을 촉진하기 위한 도움을 받고 있는 2,876쌍의 부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총 34건의 시험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했었다. 이들 시험에 피험자로 참여한 남성들은 대부분 정자의 수치가 낮거나,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시험사례들은 피험자 남성들에게 비타민E, L-카르니틴, 아연, 마그네슘 등이 함유된 다양한 유형의 경구용 항산화 보충제들을 섭취토록 한 가운데 진행된 케이스였다.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잠재불임 상태의 남성들이 항산화 보충제를 섭취했던 커플들의 경우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임신에 이르거나 정상출산에 성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즉, 남성이 항산화 보충제를 섭취한 커플의 임신률과 정상출산률이 대조그룹에 비해 각각 4.85배 및 4.18배 높게 나타났다는 것.

아울러 항산화 보충제 섭취로 인해 유해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쇼웰 박사는 “항산화 보충제들을 섭취한 덕분에 각종 항산화 성분들이 정자의 활동성과 수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이 같은 조사결과는 임신에 성공한 964쌍의 커플과 정상출산에 이른 214쌍의 커플들을 관찰한 후 도출된 것이어서 표본집단의 사이즈가 작다는 한계가 있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출산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커플들의 경우 남성측에 경구용 항산화 보충제를 섭취토록 권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쇼웰 박사는 결론지었다.

아울러 좀 더 대규모로 피험자 표본집단을 충원한 가운데 직접적으로 비교평가하는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항산화 보충제 섭취가 임신과 출산을 돕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규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