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系 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체중이 적게 나감에도 불구, 백인들보다 당뇨병 유병률이 높을 뿐 아니라 유병률 자체가 백인들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우리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의 씬-치에 제시카 예 교수 연구팀(내과)은 미국 당뇨협회(ADA)가 발간하는 의학저널 ‘당뇨병 치료’誌 온-라인版에 지난 7일 게재한 ‘아시아系와 백인의 2형 당뇨병 유병률 추이’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예 교수팀은 지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8세 이상의 아시아系 및 백인 총 23만503명을 대상으로 12년여에 걸쳐 2형 당뇨병 유병률을 비교분석한 미국 정부의 ‘국가 보건실태 면접조사’(NHIS)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었다.

그 결과 아시아系의 경우 조사기간 동안 당초 4.3%에 머물렀던 2형 당뇨병 유병률이 8.2%로 증가한 반면 백인에서는 이 수치가 3.8%에서 6.0%로 상승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아시아系 미국인들의 과다체중자 및 비만환자 비율이 백인이나 흑인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음을 상기할 때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기에 충분해 보이는 대목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2006~2008년 기간 중 백인들의 비만환자 비율은 25%에 달했지만, 아시아系는 17%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예 교수는 “아시아系라는 인종적 배경 자체가 원래 2형 당뇨병 유병률이 백인보다 30~50%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유전적 위험요인의 하나로 보인다”고 언급해 우리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웠다. 또 아시아系 미국인들의 민족별 2형 당뇨병 유병률을 보면 인도系, 필리핀系, 기타 아시아系, 중국系 순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시아系 미국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 같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예 교수는 지적했다.

예 교수는 아울러 라이프스타일 및 운동과의 상관성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피력했다.

가령 아시아系는 건강에 이롭지 않은 식품을 섭취했을 때 상대적으로 체중이 늘어나기 쉬운 체질의 소유자들로 사료된다는 것. 이 때문에 아시아系는 백인 및 흑인들에 비해 복부지방 축적이 훨씬 눈에 띄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아시아系 이민자들은 원래 미국에서 출생한 이들과 비교했을 때 활발한 활동과 운동을 즐기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 상담은 받는 데도 소극적인 편이라는 문제점 또한 감안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아시아系 미국인들은 당뇨병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 평소 건강한 식생활과 칼로리 섭취량 체크, 규칙적인 운동 등을 실천하는 데 시급하고도 각별한 유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예 교수는 결론지었다.

다만 설문조사 과정에서 응답자들의 성실한 답변 여부 등으로 인해 통계 자체에 문제의 소지가 게재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