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은 각종 플라보노이드 성분들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어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에 효과적임을 시사한 연구사례들이 다수 발표된 바 있다.

그런데 이처럼 항산화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한 초콜렛을 먹으면 만성 피로증후군의 제 증상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임을 기대케 하는 예비임상 교차시험 결과가 공개되어 주목되고 있다.

폴리페놀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초콜렛과 코코아를 매일 섭취토록 한 결과 칼로리 함유량은 동일하면서도 폴리페놀이 소량 들어 있는 초콜렛 및 코코아를 섭취한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만성 피로증후군의 제 증상이 눈에 띄게 완화되었다는 것.

영국 헐대학 의대의 스티븐 L. 앳킨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영양학誌’(Nutrition Journal) 11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다량의 코코아 및 폴리페놀을 풍부히 함유한 초콜렛이 만성 피로증후군의 제 증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는 데 나타낸 효과’.

연구팀은 “초콜렛에 다량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산화(酸化) 스트레스로부터 신경세포 등을 보호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이번 시험의 피험자 수가 매우 적었던 점을 감안해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입증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6명의 여성들과 4명의 남성들로 구성된 평균연령 52세의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들을 무작위 분류한 뒤 8주 동안 폴리페놀 성분들이 다량 또는 소량 함유된 초콜렛을 섭취토록 한 뒤 2주 동안의 세척기를 거쳐 이번에는 폴리페놀 성분들이 소량 또는 다량 함유된 초콜렛을 교차섭취토록 했다.

피험자들은 만성 피로증후군의 강도(强度)를 수치화한 ‘찰더 피로지수’(Chalder Fatigue Scale) 11개 항목 중 최소한 10개에 부합되는 증상을 나타내는 이들로 충원됐다.

연구를 진행한 결과 피험자들은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된 초콜렛을 섭취했을 때 만성 피로증후군의 강도(强度)를 수치화한 ‘찰더 피로지수’ 점수가 개선된 반면 폴리페놀이 소량 들어 있는 초콜렛을 섭취했을 때는 오히려 만성 피로증후군의 제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면 피험자들이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한 초콜렛을 섭취했을 때 ‘찰더 피로지수’가 33점(25~38)에서 8주 후에 21.5점(6~35)으로 개선되었던 데 비해 폴리페놀이 소량 들어 있는 초콜렛을 섭취한 경우에는 이 수치가 28.5점(17~20)에서 34.5점(13~26)으로 오히려 악화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런던 핸디캡 지수’(London Handicap scale)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경우에도 피험자들이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한 초콜렛을 섭취했을 때는 0.49점(0.33~0.62)에서 0.64점(0.44~0.83)으로 개선되었지만, 폴리페놀이 소량 들어간 초콜렛을 섭취했을 경우에는 0.44점(0.43~0.68)에서 0.36점(0.33~0.62)으로 뒷걸음쳤다.

또 ‘원내 불안‧우울증 지수’라는 다른 기준을 적용했을 때에도 마찬가지 양상이 재현됐다.

피험자들의 평균체중의 경우 시험기간 동안 별다른 증감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한 초콜렛 15g을 1일 3회 정도 섭취하면 만성 피로증후군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기대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