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요구르트 브랜드이자 글로벌 ‘넘버2’ 유제품 업체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요플레’(Yoplait)를 차지하기 위한 메이저 식품업체들의 인수전이 점화됐다.
글로벌 ‘넘버3’ 유제품 업체로 손꼽히는 프랑스 락탈리스社(Lactalis)가 17일 13억 유로(18억 달러)라는 제안으로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나선 것. 이날 제안은 다음달 ‘요플레’ 지분 50%에 대한 공식적인 공개매수 착수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현재 ‘요플레’의 지분인수에는 스위스 네슬레社를 필두로 ‘요플레’ 브랜드의 북미시장 마케팅권을 보유한 미국 제네럴 밀스社(General Mills)와 중국의 브라이트 푸드社(光明食品)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락탈리스의 제안이 수용될 경우 세계 유제품시장에서 21%의 마켓셰어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다농(Danone)에 이어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뒤를 바짝 추격하는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요플레’는 프랑스의 민간투자회사 PAI 파트너스社와 개별 지역농협이 공동으로 자본을 출자해 설립한 프랑스 최대의 유제품사업 연합체 소디알(Sodiaal)이 지분 50%씩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 중 PAI 파트너스측은 자사가 보유한 ‘요플레’ 지분 매각을 원한다는 의사를 지난 여름 공개적으로 언급했었다.
다음달 공개매수에 들어갈 ‘요플레’ 지분 50%도 PAI 파트너스측이 보유한 주식이다.
소디알의 경우 지분매각을 원치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락탈리스측의 오퍼가 들어온 17일 당일에도 매각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을 정도.
그러나 락탈리스측은 소디알 보유지분에 대해서도 최대한 매입을 적극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소디알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락탈리스측이 제시한 조건이 낮은 수준에 불과하므로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현재 요플레를 이끌고 있는 루시앙 파 회장은 이달 초 가진 한 인터뷰에서 15억 유로선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요플레’의 지분매각은 프랑스 정부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흥미로움을 더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요구르트를 비롯한 유제품이 프랑스 전체적으로 볼 때도 전략업종의 하나인 데다 지난 2005년 미국 펩시콜라社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메이저 식품업체 다농社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 당시 정부가 적극 나서 차단시킨 바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시 정부는 프랑스가 세계 3위의 농산물 및 식품 수출국이어서 여론도 식품업체의 향배에 남달리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실을 감안해 자국업체가 외국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힘을 썼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선례는 프랑스 기업인 락탈리스측 입장에서 보면 ‘요플레’ 인수야말로 더욱 구미가 당기게 하는 시나리오라는 인식을 갖게 해 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사가 인수를 성사시키더라도 프랑스 기업이라는 국적 자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
게다가 프랑스 정부 또한 락탈리스가 글로벌 유제품업계에서 파워를 한층 강화할 수 있기를 내심 원하고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요플레’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사들이기 위한 물밑경쟁이 영양가 높은 인수戰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