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2형 당뇨병은 고렙틴혈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고렙틴혈증은 간 섬유증을 유발하는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을 동반하는 사례가 빈도높게 눈에 띄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카레라이스 특유의 노란색을 띄게 하는 강황(薑黃) 추출 천연 색소성분을 의미하는 커큐민(curcumin)이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을 예방하거나 발병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 의대의 안핑 첸 박사 연구팀(병리학)은 미국 내분비학회(ES)가 발간하는 의학저널 ‘내분비학’(Endocrinology) 9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논문의 제목은 ‘커큐민이 세포간 지질 축적에 의해 간성상세포들의 렙틴 유도 활성화를 억제하는 데 나타낸 효과 시험관 연구’.

그렇다면 비만이나 과다체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이 미국에서 전체 성인인구의 3~4%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간 섬유증, 간경병, 간암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주목되는 것이다.

첸 박사팀은 간 섬유증의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 같은 유형의 간 손상을 예방 및 치료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번 연구에 착수했었다.

첸 박사는 “비록 이번 시험이 실험실 단계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커큐민이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과 관련이 있는 간 섬유증을 예방‧치료하는 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비만환자와 당뇨병 환자들은 식욕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렙틴(leptin)과 혈당, 인슐린 등의 혈중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 통례이고, 이는 비 알코올성 지방간염과 관련이 있는 간 섬유증을 유도하는 위험요인들로 알려져 있다.

첸 박사팀은 이에 혈중 렙틴 수치가 높고 간 섬유증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커큐민의 효과를 관찰하기 위한 실험실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렙틴 수치가 상승하면 콜라겐 단백질의 과다생성을 유도하는 간성상세포(肝星狀細胞, HSCs)들의 활성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간성상세포들이 활성을 나타내는 것은 간 섬유증 환자들에게서 흔히 눈에 띄는 증상이다.

그런데 연구팀은 이처럼 간성상세포들을 활성화시키는 렙틴의 작용이 커큐민에 의해 제거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첸 박사는 “커큐민이 렙틴의 간성상세포 활성 촉진작용을 제거할 뿐 아니라 AMP-유도 단백질 키나제(AMPK)의 활성을 증가시켜 지질 축적과 세포간 지질 수치의 상승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발현도 억제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이처럼 커큐민이 렙틴에 의해 유도되는 간성상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이 천연 색소성분의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첸 박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