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지수’(GI)가 높아 혈당 수치를 빠르게 상승시키는 식품들과 탄수화물은 췌장암 발생의 위험요인들로 꼽히는 당뇨병 및 비만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처럼 ‘혈당지수’가 높거나, 당분 함유량이 많은 음식을 즐겨 섭취하는 이들의 경우 췌장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소재한 마리오 네그리 약물학연구소의 마르타 롯시 박사 연구팀은 미국 역학회(ACE)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역학 회보’(Annals of Epidemiology) 6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혈당지수 및 혈당부하가 높은 식품 섭취와 췌장암 위험성의 상관관계: 대조연구 사례’

롯시 박사팀은 이탈리아에서 지난 1991~2008년 기간 중 췌장암을 진단받았던 32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건강력과 라이프스타일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조사내용 가운데는 피험자들이 췌장암을 진단받기 전 2년 동안의 식습관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이로부터 얻어진 조사결과를 연령과 성별이 같은 건강한 대조그룹 652명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최상위 30% 그룹으로 분류되었던 이들의 경우 최하위 30%에 속한 이들에 비해 췌장암이 발생한 비율이 78%나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또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 섭취량이 중간층 30%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던 그룹의 경우에도 이 수치는 취하위 30% 그룹과 비교했을 때 56% 높았음이 눈에 띄었다.

이에 비해 혈당부하(GL)가 높은 식품들의 경우에는 췌장암 발생률 증가와의 상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롯시 박사는 “당분과 사탕, 꿀, 잼, 정미한(refined) 탄수화물 등의 경우 섭취빈도와 췌장암 발생률 사이에 상관관계가 나타난 반면 과일 섭취빈도의 경우 반비례 상관성이 눈길을 끌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분석과정에서 피험자들의 체중이나 흡연 유무, 비만도, 당뇨병 진단 여부 등 다른 위험요인들도 검토했지만, 이것만으로 췌장암 발생 위험성과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시험이 당분을 다량 함유한 식품들이 직접적으로 췌장암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롯시 박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