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系 남성들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제품 이외의 식품들을 통해 상대적으로 칼슘을 소량 섭취했음에도 불구, 전립선암 발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얼핏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고 있다.

그 동안 북미와 유럽에서 진행되었던 유사한 연구사례들의 경우 주로 유제품을 통해 칼슘을 다량 섭취했을 때 전립선암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상관성이 시사되어 왔기 때문.

실제로 유제품 이외의 식품을 통해 칼슘을 소량 섭취했더라도 전립선암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음이 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 환경‧방사선보건학부의 레슬리 M. 버틀러 조교수 연구팀은 미국 암연구협회(AACR)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암 연구’誌(Cancer Research) 온-라인版에 1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중국系 싱가포르 남성들에게서 칼슘 섭취와 전립선암 발생 위험성 증가의 상관관계’.

버틀러 교수팀은 아시아系 남성들이 칼슘을 다량 섭취하는 식품들로 꼽히는 콩이나 두부, 곡물류와 브로콜리, 케일, 배추 등의 녹색 채소류가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지 여부를 관찰하기 위한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및 국립암연구소(NCI)의 연구비 지원으로 지난 1993년부터 1998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중국系 싱가포르 남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대규모 건강실태 연구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다.

다시 말해 45~74세 사이의 중국系 싱가포르 남성 총 2만7,293명을 대상으로 평소 자신의 식습관을 묻는 165개 문항의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장기간에 걸친 추적조사를 진행해 칼슘 섭취와 전립선암 증가 여부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검토했던 것.

분석과정에는 국립싱가포르대학 역학‧공중보건학부와 미네소타대학 암센터 등에서도 연구자들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그 결과 2007년 12월 31일 현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총 298명의 남성들이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일 평균 칼슘 섭취량이 659mg에 달했던 그룹의 경우 211mg에 그친 그룹과 비교할 때 전립선암 발생률이 25%나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또 피험자들이 칼슘을 주로 섭취한 식품들을 살펴보면 채소류(19.3%), 유제품(17.3%), 곡물류(14.7%), 콩식품(11.8%), 과일(7.3%), 생선(6.2%) 등의 순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평균 체질량 지수(BMI)가 22.9kg/m²를 밑도는 그룹의 전립선암 발생률이 2.03배나 높게 나타나 체구가 작은 남성들일수록 칼슘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한다는 학설을 뒷받침했다.

버틀러 교수는 “식생활을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칼슘을 섭취했더라도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