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내 단백질의 일종인 ‘모노아민 산화효소 A’(MAO-A; monoamine oxidase A)의 수치가 상승하는 것이 출산 후에 뒤따르는 산후 우울증을 규명하는 데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산후 우울증이 산모들 가운데 13% 정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편임을 감안할 때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의존성‧정신건강센터의 제프리 H. 마이어 박사 연구팀은 미국 의사회(AMA)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일반정신의학 회보’(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5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뇌내 모노아민 산화효소 A의 상승과 출산 초기의 상관관계’.

연구는 출산 후 4~6일째 시점에 있는 건강한 여성 15명과 최근에 출산경험이 없는 같은 수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탄소 11-라벨 하민 포지트론 방출 단층촬영술(carbon 11-labeled harmine positron emission tomography)이라는 첨단 뇌 조영법을 이용해 뇌 내부를 스캔한 후 비교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뇌내 스캔부위에는 전전두엽 피질, 전측 대상피질, 전뇌 측두피질, 시상, 배쪽 조가비핵, 시상하부, 중뇌 등이 포함됐다. 또 피험자들은 모두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들이었으며, 연구참여를 앞두고 일체의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마이어 박사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건강한 여성들의 경우 출산 후 4~6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모노아민 산화효소 A의 뇌내 수치가 최근 출산하지 않았던 여성들과 비교할 때 43%나 높게 나타났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산후 우울증이 가장 강도 높게 나타나는 무렵인 출산 후 5일이 지난 시점에서 모노아민 산화효소 A의 수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마이어 박사는 설명했다.

모노아민 산화효소 A의 수치가 이처럼 상승하는 사유와 관련, 마이어 박사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출산 후 첫 3~4일 동안 100~1,000배까지 급감하고, 이것이 모노아민 산화효소 A의 수치 증감과 반비례 상관성을 갖기 때문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모노아민 산화효소 A는 뇌 내부에서 기분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는 물질인 세로토닌을 제거하는 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모노아민 산화효소 A의 수치가 상승하면 슬픈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마이어 박사는 “이번에 도출된 연구결과가 장차 모노아민 산화효소 A의 수치를 낮춰 산후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성을 감소시켜 주는 기능식품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