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eze?!

얼핏 유제품 ‘치즈’를 뜻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진짜 치즈를 뜻하는 ‘cheese’와는 분명 차이가 있는 유사(類似; imitation) 유제품이어서 관련기준을 교묘히 피해가기 위해 해당업체가 비슷한 스펠링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기상천외한(?) 제품명이다.

미국 버지니아州 알링턴에 소재한 유제품 제조업체들의 협의회 성격 직능단체인 미국 국립유제품제조협회(NMPF; National Milk Producers Federation)가 지난달 29일 FDA에 재차 청원을 제기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제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유사 유제품들에 대해 FDA가 단호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선 것.

NMPF는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2월 젖소나 염소, 양 등으로부터 얻어진 우유 또는 젖을 원료로 생산된 제품들에 한해 유제품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유사 유제품과 분명한 구분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을 처음으로 청원한 바 있다.

특히 NMPF의 이번 청원은 국내에서도 때마침 실제 바나나 추출물이 함유된 ‘바나나 우유’와 ‘바나나향 우유’를 구분짓도록 하는 등 식품라벨 표기내용 전반에 대한 감독과 규제 수위가 대폭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는 것이다.

NMPF는 이번 청원에서 두유(‘soy milk’ 또는 ‘soymilk’)와 요구르트, 치즈,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각종 비(非)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에 의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문제의 소지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단체의 제리 코작 회장은 “FDA가 유제품과 거리가 먼 제품들에까지 ‘우유’(milk)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결과로 ‘우유’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로 삼(大麻; hemp) 공장에서 제조된 유제품과 쌀이나 콩, 견과류로 만든 치즈, 콩으로 만든 “무늬만” 요구르트 등이 버젓이 발매되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작 회장은 또 “유제품이라는 용어가 단순히 업체들의 선호도에 따라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는 통속적이고 일상적인 말이 되어선 안될 것이며, 관련기준에 따라 사용에 엄격한 제한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NMPF의 청원서는 “10년 전 처음 FDA에 청원서를 제출했을 당시와 비교할 때 지금은 실제 유제품과 영양학적 가치를 비교할 수 없는 수많은 자격미달 제품들이 앞다퉈 유제품임을 참칭(僭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같은 비(非) 유제품들은 원료 함유내역에서부터 영양학적 가치, 효능 등에 이르기까지 실제 유제품들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 소비자들은 건강친화적인 이미지에 이끌려 일종의 대체식품처럼 소비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두유 제품들의 경우 그냥 “콩 음료”를 의미하는 “soy drink”나 “soy beverage”, “soy preparation” 또는 “soy-based liquid” 등으로 명칭을 변경시켜 줄 것을 NMPF는 거듭 촉구했다.

NMPF의 청원서 내용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마치 이렇게 되묻고 있는 것만 같다.

두유, 이래도 냅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