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과도한 판매수수료 문제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다각적인 정책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는 한국유통학회에 의뢰해 지난해 작성한 ‘대형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 현황’ 보고서를 최근 전격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6~27%, TV홈쇼핑은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우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소위 빅3 업체들만 놓고 보면 수수료율이 35~38%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이들의 판매수수료 현황을 직접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수수료율 인상이 연례행사처럼 굳어지고 각종 추가비용 전가가 일상화된 백화점과 홈쇼핑 경로를 향후 중점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화장품은 유독 수수료율이 높은 품목으로 분류됐다. 백화점은 30~35%, 홈쇼핑(이미용품)은 35~40%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등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것. 이에 반해 주로 대기업 남품업체가 많은 대형가전 부문은 수수료율이 7~15%(백화점) 혹은 10~20%(홈쇼핑)로 책정돼있어 품목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업체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과도한 수수료뿐만이 아니다. 판촉, 반품처리 등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추가비용 부담도 대부분 납품업체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 백화점의 인테리어 비용이나 TV홈쇼핑의 배송비와 모델비, 사전영상제작비 등을 납품업체가 떠맡으면서 이들이 체감하는 실제 판매수수료는 훨씬 높아진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특히 홈쇼핑사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1,900~5,800만원(50분 방송기준)에 달하는 정액 판매수수료를 별도로 받음으로써 상품판매 부진에 따른 위험부담을 납품업체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들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 및 판매장려금 부당 인상행위에 대한 서면실태조사와 현장조사를 확대하고 과징금 부과와 교육명령 등의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표준거래계약서를 도입해 판매수수료 이외의 비용 부담주체를 명시하고 대규모소매업고시를 보다 엄정하게 집행하는 동시에 새로운 법률 제정도 검토할 방침이다.

나아가 백화점의 경우 판매수수료와 독과점 구조의 상관성이 크다고 보고 향후 기업결합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며 홈쇼핑은 재승인을 위한 이행 조건에 판매수수료 관련 부문이 반영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