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작부터 본격적인 보험자 역할을 강조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정형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2일 '항생제 오남용'과 관련된 금요조찬세미나에서 "그동안 보험자로서의 제자리 찾기 운동을 벌여왔는데 앞으로도 보험자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먼저 항생제 오남용에 있어 보험자의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보험자의 역할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이사장은 "보험자가 환자의 접근성 향상만을 고려해 고가의 새로운 항생제를 신속하게 도입해 선별등재목록에 등재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 보건 향상에 해가 됐다는 우려가 있다"며 "향후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적극적인 보험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감염성 질환 예방과 치료에 꼭 필요한 항생제가 적정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DUR 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이사장은 보험자의 역할의 하나로 허위부정청구 감시를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고도의 데이터마이닝 기술을 통해 부당하고 부정한 방법의 청구에 대해서 강력하게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공단은 올해 상반기 중 '허위·부당청구 감시시스템'을 구축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감시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 이사장은 급여기준의 불합리한 부분을 제도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보험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급여기준이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부당한 부분은 바로 잡고 의사들이 임상치료를 하는데 있어 급여기준으로 인해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부분은 고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정우진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도 "급여기준의 경직성 문제를 보험자인 공단의 입장에서 관과할 수 없다"며 "보험자 입장에서 급여기준에서의 문제점을 청취하고 급여기준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약가결정의 주도권 문제 등에 대해 보험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던 건보공단이 진행하고 있는 일명 '보험자로의 제자리 찾기 운동'의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