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고령층 여성들의 경우 절대수치상으로는 미미함에도 불구, 비 복용群과 비교할 때 분명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뇌졸중 및 사망률 증가가 눈에 띄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대의 조단 W. 스몰러 교수 연구팀(정신의학)은 14일자 ‘내과의학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 연구에서 폐경기 후 여성들에게 나타난 항우울제 복용과 심혈관계 증상 이환률 및 사망률의 상관성’.

스몰러 교수팀은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던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Women's Health Initiative) 시험에서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난 5,496명의 폐경기 후 여성들을 추적조사한 자료를 항우울제 비 복용群 13만6,293명의 자료와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평균 5.9년에 걸쳐 진행했었다.

비록 항우울제들이 빈도높게 처방되고 있지만, 심혈관계 제 증상 이환률과 사망률 등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완전하고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한 현실에 주목했기 때문.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SSRI) 타입의 항우울제들을 복용했던 그룹의 경우 뇌졸중 발생률은 45%, 모든 사망원인을 포함하는 총 사망률은 32%가 각각 비 복용群에 비해 높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이를 복용환자 1,000명당 연간 발생빈도로 환산하면 뇌졸중의 경우 항우울제 복용群이 4.16건, 비 복용群은 2.99건 꼴로 추정됐다. 이 수치는 총 사망률의 경우 각각 1,000명당 12.77명 및 7.79명 꼴로 집계됐다.

게다가 이 같은 양상은 구형(舊型) 제제에 속하는 삼환系 항우울제 복용群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총 사망률이 연간 1,000명당 14.14건 꼴에 해당했을 정도.

다만 절대수치상으로 보면 연간 뇌졸중 발생률이 항우울제 비 복용群의 경우 0.3% 수준이었으며, 항우울제 복용群에서도 0.4~0.5% 정도여서 매우 작은 편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스몰러 교수는 지적했다. 또 뇌졸중과 총 사망률 이외에 다른 심혈관계 제 증상들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작업은 아울러 피험자 무작위 추출법과 이중맹검법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어서 뇌졸중과 총 사망률 증가가 항우울제 복용에 따른 귀결인지, 아니면 우울증 자체에 수반된 결과인지 구분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감안되어야 할 것이라고 스몰러 교수는 피력했다.

스몰러 교수는 “따라서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이 항우울제를 복용할 것인지, 또는 인지행동요법 등의 정신‧심리요법을 택할 것인지 등의 여부는 어디까지나 환자와 의사들 개인의 선택에 좌우될 사안”이라고 결론지었다.

특히 스몰러 교수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존재하지만, 증상이 중증일 경우에는 약물요법이 가장 빈도높게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위험성에 비해 복용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여성들은 흡연과 체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조절하는데 각별한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