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미국과 영국이 크리스마스에 즐기는 저녁식사의 질 측면에서 볼 때 꼴찌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게 말하면 가장 관대한(indulgent) 크리스마스 저녁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미국인과 영국인들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크리스마스 때 즐기는 저녁식사의 설탕과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데다 식사의 양 또한 가장 푸짐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뉴트리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기업 라이프섬(Lifesum)은 15일 이 같은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라이프섬은 미국과 유럽 각국을 대상으로 전통적인 축제기간 식사의 실태를 칼로리, 다량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설탕, 섬유질 및 필수비타민 등의 함량에 무게중심을 둔 가운데 분석했다.

이를 통해 크리스마스 축제기간의 전통이 건강과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해 보이고자 했던 것.

그 결과 미국에서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저녁식사는 구운 칠면조, 크리미한 사이드 메뉴, 잔뜩 사용한 소스 및 달달한 디저트 등으로 구성되어 평균 칼로리량이 3,600칼로리에 달하는 데다 설탕과 포화지방 함량은 높으면서 섬유질 함량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의 경우 유사한 문제점을 내포한 가운데 칼로리량은 3,800칼로리에 달해 미국보다 더욱 높게 나타났다.

라이프섬의 레베카 베레치 수석영양사는 “대부분의 미국 소비자들이 메뉴를 주문하거나 직접 조리할 때 한가지 놓치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먼저 채소와 단백질 먹기로 시작해 칼로리 섭취량을 10~20% 낮추고, 혈당 수치를 안정되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접시 위의 절반 정도를 채소류로 채우고, 단백질 섭취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수분공급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기울이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가장 건강한 전통을 지키고 있는 국가는 체코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선, 채소 및 가벼운 디저트류에 주안점이 두어진 가운데 평균 칼로리량이 2,200칼로리에 그쳤고, 섬유질과 다량영양소를 많이 균형되게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

마찬가지로 폴란드와 스웨덴도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면서 과식을 삼가는 가운데 축제기간의 만찬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20개국을 대상으로 라이프섬이 진행한 조사결과를 보면 평균 칼로리 섭취량의 경우 ▲1위 체코 2,200칼로리 ▲2위 폴란드 2,300칼로리 ▲3위 노르웨이 2,400칼로리 ▲4위 스웨덴 2,450칼로리 ▲5위 핀란드 2,500칼로리 ▲6위 덴마크 2,550칼로리 등의 순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각각 3,600칼로리 및 3,800칼로리에 달해 19위와 20위 자리를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이탈리아가 2,650칼로리로 8위, 스페인이 2,700칼로리로 9위, 프랑스가 3,200칼로리로 14위, 독일이 3,400칼로리로 1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상위권을 독차지한 동구권과 북유럽 국가들의 크리스마스 만찬을 보면 대체로 다량영양소들과 섬유질이 균형되게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생선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설탕 함량은 중등도 이하이면서 살코기를 주로 섭취하는 등의 특성을 내보여 설탕 함량이 높고 크리미한 소스를 풍성하게 사용하면서 섬유질 함량이 낮고, 개별메뉴의 크기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나타난 미국과 영국의 성탄절 저녁식사와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