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량의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염)을 장기간에 걸쳐 매일 복용할 경우 직장결장암과 위암, 식도암 등이 발생할 위험성을 낮출 뿐 아니라 이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상관성을 재입증한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일부 암을 예방하는 데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은 여러차례 시사된 바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의 경우 ‘아스피린’ 장기복용에 따른 효과가 위험성보다 높다는 점을 한층 명확히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퀸 메리대학 예방의학연구소의 잭 쿠직 박사 연구팀은 의학저널 ‘암 회보’(Annals of Oncology) 온라인版에 5일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유익성 및 유해성 추정연구’이다.

쿠직 박사팀은 총 200건 이상의 이상시험 사례 등을 분석해 ‘아스피린’ 복용과 특정한 암들의 발생률 및 사망률에 미친 영향을 면밀히 평가했었다.

그 결과 ‘아스피린’을 10년 동안 복용할 경우 직장결장암 발생률 및 사망률을 각각 35% 및 40% 정도까지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위암 및 식도암의 경우에도 ‘아스피린’ 복용을 통해 발생률을 30% 안팎, 사망률을 35~50% 정도까지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아스피린’을 10년 동안 복용하면 심근경색 발생률 및 사망률을 각각 18%와 5% 정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뇌졸중 발생률을 5% 가량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뇌졸중 사망률의 경우에는 ‘아스피린’ 복용으로 인해 오히려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직 박사는 “50~65세 사이의 사람들은 1일 75~325mg의 ‘아스피린’을 최소한 5년에서 10년 정도까지 복용하면 효과를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또 만약 50~65세 연령대의 남성들이 예외없이 최소한 10년 동안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했다고 가정하면 각종 암과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률을 9% 안팎, 같은 연령대 여성들의 경우에도 7% 가량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총 사망률도 ‘아스피린’을 20여년 동안 복용하면 4% 안팎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효과는 암 사망률 감소도에서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아스피린’의 효과는 복용 후 처음 3년여 동안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사망률 또한 5년여가 경과한 후부터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쿠직 박사는 지적했다.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할 경우 소화성 궤양이나 소화관 출혈 등의 부작용이 수반될 수 있고, 일부 고령자들에게서는 치명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더욱이 60대 연령층에 속한 고령자들이 ‘아스피린’을 10년 동안 매일 복용했다면 위 출혈이 발생할 위험성을 2.2%에서 3.6%까지 증가시킬 수 있고, 이 중 5% 정도는 치명적인 수준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직 박사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아스피린’ 복용으로 가장 큰 효용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 여부와 함께 예방효능 극대화를 위한 최적의 용량 및 복용기간 결정 등을 위해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출혈 위험성이 높은 이들을 가려내고,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복용에 착수하기 전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스크리닝‧박멸의 효과를 테스트하는 절차 등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은 금연과 체중감소 이외에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는 것이고, 실행에 옮기기에 가장 용이하다는 장점 또한 감안되어야 할 것이라고 쿠직 박사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