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번째 목요일은 오늘은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이다.

그리고 추수감사절을 축하하는 식탁 위에 어김없이 오르는 메뉴가 바로 칠면조 요리이다.

그런데 이처럼 추수감사절 때 먹은 칠면조가 장차 치명적인 질병들을 예방하는 효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요지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다. 즉,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들로부터 생명을 구해줄 항생물질이 칠면조의 몸안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브리검영대학 미생물학‧분자생물학과의 조엘 S. 그리피츠 박사 연구팀은 미국 미생물학회(ASM)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세균학誌’(Journal of Bacteriology) 12월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표피포도상 구균 균주 115에서 새로운 플라스미드-매개 티오펩타이드 유전자 군집이 나타낸 특성’이다.

그리피츠 박사는 “칠면조 매개 항생물질(turkey-born antibiotic)을 규명한 이번 연구결과에 미루어 볼 때 우리는 칠면조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리피츠 박사팀에 따르면 여기서 언급된 항생물질은 ‘균주 115’(Strain 115)라고 하는 유익균이다. 바로 이 유익균이 포도상구균 감염증이나 패혈성 인후염, 중증 위장관계 질환, 그리고 전체 감염성 세균질환들의 절반 정도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살해물질(killer)인 ‘MP1 항생물질’(MP1 antibiotic)을 만들어 낸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 항생물질은 워낙 복잡한 구조로 인해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리피츠 박사팀은 질량분석기와 핵 자기공명 영상분광기 등을 사용해 ‘균주 115’가 이 항생물질을 만들어 내는 기전과 어떻게 스스로 사멸에 이르지 않으면서 그 같은 기전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인지를 면밀히 관찰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놀랍게도 단순한 생산기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균주 115’에 내재된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작은(compact) DNA 분자물질인 플라스미드(plasmid)가 살해 항생물질과 함께 스스로를 보호하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는 것.

덕분에 여분의 리보솜이 생성되었고, 이것이 정상적인 리보솜에 삽입되었을 때 이 항생물질에 대한 면역성이 확립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그리피츠 박사는 “마치 드물게 나타나는 도로상의 위험들로부터 자동차를 보호하는 특수타이어를 장착한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그리피츠 박사에 따르면 브리검영대학에서 처음 이 ‘균주 115’를 발견한 학자는 이미 은퇴한 마커스 젠슨 교수였다.

당시 젠슨 교수는 칠면조를 질병들로부터 보호하는 3종의 백신을 개발했지만, ‘균주 115’는 지난 1983년부터 냉장고 속에 쳐박혀 잊혀졌다. 그로부터 30여년이 경과한 후 한 학생이 우연히 냉장고에서 이 균주를 찾아냈다.

이에 일련의 연구를 거쳐 공개된 것이 이번에 ‘세균학誌’에 게재된 보고서이다.

그리피츠 박사는 “때때로 세균들은 이것을 발견한 학자들의 은퇴와 함께 잊혀지곤 하는 데, 우리는 이렇게 잊혀졌던 것을 재발견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