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그것이 알고 싶다!

지난 11월 18일은 7번째로 맞는 ‘유럽 항생제 인식제고의 날’(European Antibiotic Awareness Day)이었다.

이와 관련, 영국 보건부(DoH) 산하의 보건증진기관 ‘퍼블릭 헬스 잉글랜드’(PHE)가 일반대중들 사이에 항생제와 관련한 잘못된 인식이 아직도 널리 만연되어 있음을 재확인케 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18일 공개해 시선을 끌고 있다.

설문조사는 항생제 사용에 대해 알고 있는 상식과 태도를 파악하기 위해 총 1,625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르면 40%의 응답자들이 기침 또는 콧물 증상이 나타났을 때 항생제를 복용한다고 답해 약물없이 가라앉힐 수 있는 증상이라는 사실을 무색케 했다. 게다가 90%의 응답자들은 항생제 내성 세균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사리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강한 사람들로 세균 보균자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7명당 1명 이상의 비율로 무지를 드러냈다.

또한 조사대상자들은 항생제가 진균 감염증 및 알러지 증상들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고개를 가로젖게 했다. 항생제들이 항염증제처럼 작용한다거나, 항생제가 면역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답변한 이들도 없지 않았다.

PHE는 “이처럼 잘못된 인식과 혼동이 잘못된 항생제 사용을 부추기면서 치료제 내성균의 확산이라는 위협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대책마련의 시급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50%의 응답자들이 항생제가 면역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답했으며, 40%는 각종 바이러스 감염증에도 항생제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해 착각은 자유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이 대목에서 PHE는 40%가 기침 또는 감기 증상들에 항생제를 복용한다고 답한 데다 60%가 인후 감염증에 항생제를 찾는다고 답했던 지난해 조사결과를 상기시켰다.

올해 조사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내용들을 보면 항생제를 항염증제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14%에 달했으며, 4%는 천식을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건초열이나 두통을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답한 이들도 각각 4%에 달했다.

알러지 증상들을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거나 진균감염증을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답한 이들 또한 각각 10% 이상 및 26%에 이르는 수치를 보였다.

이밖에 15~24세 사이의 연령대에서 10명당 4명에 육박하는 비율로 자신에게 처방되지 않았던 항생제를 복용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10% 이하로 집계된 25세 이상의 연령대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과거 자신에게 처방되었다 남았거나 자신의 가족, 친구, 외부인에게 처방되었던 항생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항생제, 또는 자신에게 처방된 것은 맞더라도 현재와 다른 증상들에 대해 과거에 처방이 이루어졌던 항생제 등을 복용하는 이들이 아직도 무수히 많다는 의미이다.

PHE의 프라이머리 케어팀을 이끌고 있는 클리오드나 맥널티 박사는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는 근거없는 믿음이야말로 척결하는 데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여전함을 이번 조사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과연 항생제가 무엇이고,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는 증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일반대중의 인식을 제고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곱씹게 한다고 지적했다. 항생제 내성균들이 일상생활이나 대인접촉을 통해 쉽사리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음이 눈에 띄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맥널티 박사는 “항생제가 매우 소중한 약물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항생제를 절제하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항생제 파수꾼’(Antibiotic Guardian)이라는 명칭의 새로운 캠페인을 올들어 전개하기에 이른 것”이라며 의사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소중한 항생제의 가치를 보전하는 데 참여를 서약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