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체질량 지수(BMI)가 매년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발암건수 가운데 50만건 가량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으로 프랑스 리용에 소재한 국제암연구소(IARC)의 멜리나 아르놀드 박사 연구팀은 의학저널 ‘란셋 온콜로지’誌(Lancet Oncology) 온라인版에 지난달 26일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2012년 현재 높은 체질량 지수가 발암률에 미친 국제적 부담실태’이다.

아르놀드 박사팀은 지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체질량 지수와 발암률의 상관관계를 도출하기 위한 분석작업을 진행했었다. 상관성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은 다양한 모델 추정자료를 활용했다.

그 결과 2012년 당시 30세 이상의 성인들에게서 높은 체질량 지수로 인해 나타난 발암건수가 총 48만1,00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북미 및 유럽지역에서 가장 높은 발생빈도를 나타냈다. 48만1,000건은 2012년 당시 취합된 전 세계 발암건수의 3.6%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높은 체질량 지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발암건수가 여성들의 경우 5.4%에 달해 남성들의 1.9%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해마다 세계 각국의 교육수준과 국민소득, 평균수명 등을 조사해 인간개발 성취도를 평가하는 척도를 말하는 인간개발지수(HDI)가 높거나 매우 높은 국가일수록 높은 체질량 지수와 발암건수의 상관관계가 각각 53%와 48%에 달해 뚜렷하게 눈에 띄었다.

반면 인간개발지수가 중등도 또는 낮은 국가들에서는 이 수치가 각각 16% 및 10%로 나타나 상관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암의 유형별로는 자궁암과 폐경기 후 유방암, 대장암 등의 경우 63.6%가 높은 체질량 지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 현재의 경우 총 11만8,000건이 높은 체질량 지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참고로 체질량 지수는 지난 1982년 이래 상승곡선을 일방통행 중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르놀드 박사는 “체질량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암으로 인한 미래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인 차원의 노력이 절실함을 이번 연구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국제연합(UN)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5% 정도가 체질량 지수 25kg/m² 이상의 과다체중자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 중 12% 가량이 BMI 30kg/m² 이상의 비만환자들로 구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