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미국이라고 하면 먹거리가 넘쳐나는 나라로만 알고 있지만 고령층을 중심으로 뜻밖에도 각종 질병 관련 영양결핍이 만연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질병 관련 영양결핍으로 인해 매년 1,570억 달러의 사회적 비용부담을 초래하고 있을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애보트社 뉴트리션 사업부와 남캘리포니아대학(USC) 보건정책‧경제학연구소 및 이스트 캐롤라이나대학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미국 비경구‧경장영양학회(ASPEN)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비경구‧경장영양誌’(Journal of Parenteral and Enteral Nutrition) 11월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미국의 지역사회 기반 질병 관련 영양결핍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실태’이다.

공동연구팀은 미국에서 8가지 질병들로 인한 영양결핍 실태를 파악한 뒤 여기에 직접적으로 소요된 의료비 규모와 사망률 등을 산출해 전체적인 경제적 부담액수를 추정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국가 보건실태 면접조사’(NHIS)와 ‘국가 보건‧영양실태 조사’(NHANES) 및 ‘질병관리센터(CDC) 관련자료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개별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 가운데 10% 안팎에 질병 관련 영양결핍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질병에 따라 환자들의 30~50%가 입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고령층 환자들의 경우 영양결핍을 미처 진단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각종 합병증 발생률의 증가와 재입원률 상승, 전체적인 의료비의 증가 등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영양결핍으로 인한 의료비의 80% 이상이 우울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관상동맥질환 및 치매 등과 관련해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COPD, 우울증 및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영양결핍 비율이 각각 11%, 10.4% 및 7.9%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내보였다. 환자 1인당 금액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직장결장암과 관상동맥질환 및 뇌졸중 환자들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주목됐다.

특히 고령층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를 점유하고 있을 뿐임에도 불구,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영양결핍으로 인한 전체 경제적 부담액의 33% 가까운 액수가 65세 이상의 고령자들로 인해 집중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시선이 쏠리게 했다.

애보트社 뉴트리션 사업부의 로버트 H. 밀러 연구‧개발 및 의무(醫務) 담당부사장은 “고령층 환자들의 경우 증상 자체를 치료하는 데만 초점이 기울여진 나머지 정작 이들의 영양결핍 문제는 레이더 밖에 벗어나 있다는 문제점이 눈에 띄었다”며 “의사와 병원, 환자 보호자 등은 영양결핍과 이를 검사하는 데 각별한 노력이 기울여져야 함을 유념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영양결핍이 이처럼 만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환자들의 60% 가량은 영양결핍을 검사받은 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점으로 지적되게 했다.

그렇다면 영양결핍이 제때에 검진과 함께 위험이 나타났을 때 영양학적 지원을 제공하면 쉽사리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는 현실을 무색케 하는 대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