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사람일수록 남성 호르몬 분비가 적어지고, 남성 성기능이 저하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이 전립선이나 남성 성기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회장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11개 대학병원에 방문한 40세 이상 성인남성 가운데 배뇨 곤란을 보인 환자(IPSS 8점 이상) 1,15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BMI(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 수치가 높을수록 남성 호르몬 분비가 적어지고 남성 성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에 이어 BMI가 높을수록 전립선 크기가 커지고 배뇨불편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조사돼,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비만이 전립선과 남성 성기능, 배뇨 건강에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만과 남성 호르몬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BMI가 23 미만인 정상·저체중 남성의 경우 남성 호르몬 분비 수치는 5.7ng/mL이었으나 BMI가 30 이상인 중등도 비만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 수치는 3.8ng/mL로 호르몬 분비가 적어졌다.

남성 성기능 수치도 BMI가 23미만인 남성의 경우 수치가 11.5점으로 확인되었고, BMI가 30 이상 남성의 경우 수치는 9.4점이었다.

남성 성기능 8~11점은 중등도의 발기 부전에 해당하는 수치로 점수가 낮을수록 발기 부전은 심해진다. 위의 두 결과를 통해,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남성호르몬 지수와 남성 성기능 지수 모두 저하되고 있는 양상이 확인됐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전립선이 커지는 것은 작년에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밝혀졌다.

일반적인 성인남성의 경우 전립선의 통상적인 크기는 20cc인데, 배뇨곤란을 겪고 있는 40대 이상의 남성들 중 BMI가 23 미만인 정상·저체중 남성의 평균 전립선 크기는 25.9cc였다. 30을 초과한 중등도비만 남성의 경우 전립선 크기는 33.9cc였다.

BMI 23 미만 남성의 전립선 크기는 BMI가 30 이상 남성의 평균 전립선 크기보다 23.6%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전 연령대 가운데 40대 남성은 비만율 41.5%로 30대 남성 다음으로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뇨기과학회 홍보이사 서주태 교수(관동의대 제일병원 비뇨기과)는 "지난 1년간 배뇨곤란을 느끼고 있는 40대 이상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조사를 통해 비만이 끼치는 영향의 범위를 추적하고자 했다"면서 "그 결과 비만할수록 전립선이 커지고 남성 호르몬과 남성성기능이 약해지며 배뇨불편을 많이 겪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40대 남성에게서 비만율이 높고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남성 성기능 저하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꾸준한 자기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으로 예방 및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