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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음료를 발매하고 있는 식‧음료업체들은 한숨부터 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소비억제 뿐 아니라 비만, 2형 당뇨병 및 충치 등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탕을 첨가한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기 때문.

실제로 ‘식이요법과 비 감염성 질병들을 예방하기 위한 재정정책’ 제하의 보고서에서 WHO는 “세금을 부과하는 재정정책을 통해 설탕을 첨가한 청량음료의 가격이 최소한 20% 인상되면 이에 비례해서 소비량이 감소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 WHO는 “이렇게 청량음료의 소비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유리당(遊離糖: free sugars) 및 총 칼로리 섭취량을 낮춰 영양섭취를 개선하면서도 과다체중, 비만, 당뇨병 및 충치 등은 감소시키는 성과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기서 ‘유리당’이란 꿀, 시럽, 과일즙 및 고농도 과일주스 등에 존재하는 것으로 각종 식‧음료에 첨가되고 있는 단당류(포도당, 과당 등)과 이당류(자당, 일반설탕 등)을 지칭하는 것이다.

WHO에서 비 감염성 질환 예방국을 이끌고 있는 더글러스 베처 국장은 “설탕이 첨가된 청량음료 등을 통해 섭취한 유리당이 세계 각국에서 비만과 당뇨병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질병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비 절감과 건강을 위한 투자확대 등 여러 부수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현재 전 세계 18세 이상 성인인구의 39%가 과다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980~2014년 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비만인구 수가 2배 이상 늘어나 오늘날에는 전체 남성의 11%와 여성의 15%가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더욱이 4,200만명에 달하는 5세 이하 아동들이 2015년 현재 과다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어 최근 15년 동안 1,100만명 안팎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 각국 아동의 48%와 아프리카 아동의 25%가 과다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기에 이르렀을 정도라는 것.

당뇨병 환자 수 또한 지난 1980년에는 1억800만명 정도였던 것이 2014년에는 4억2,200만명으로 급증했고, 지난 2012년 한해 동안에만 150만명의 사망을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됐다.

WHO 건강‧발육영양국의 프란체스코 브란카 국장은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은 식생활을 통해 설탕을 추가로 섭취할 필요가 없는 만큼 WHO는 전체 에너지 필요량 가운데 유리당의 비중을 10% 이하로 억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것은 청량음료를 1일 1회 이하(최소 250mL)로 섭취하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유리당을 첨가한 식‧음료가 아동과 청소년, 젊은층에서 집중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저소득층과 젊은층, 유해한 식‧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소비자 그룹 등이 세금부과에 따른 식‧음료 가격변화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나타낼 것이고, 따라서 가장 커다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중반 WHO에 의해 소집되었던 글로벌 전문가 회의에서 나온 내용들을 인용하면서 과일 및 채소류의 가격을 10~30% 낮출 경우 소비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유리당 및 소금 등을 다량 함유한 식‧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도 소비량 감소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담배 등의 제품들이나 특정한 원료에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매출 또는 소매가격에서 몇 퍼센트의 세금을 매기는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멕시코가 비 알코올성 설탕 첨가음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헝가리는 설탕, 소금 또는 카페인을 함유한 가공식품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및 북아일랜드 등은 설탕을 첨가한 청량음에 대한 세금부과 계획을 공표한 국가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