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기능식품 업계의 마케팅 방식을 놓고 ‘치킨게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치킨게임이란 국제 정치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상황을 보면 이러한 심한 비판도 수긍이 간다.
무차별적인 가격경쟁을 넘어서 천연비타민, 비중국산 등 자극적인 마케팅 메시지가 난무하기 때문.
업계 관계자들은 기능식품업계가 신소재 개발이나 독특한 컨셉 개발을 뒤로한 채 소모적인 마케팅 전쟁만 벌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기능식품 시장을 들여다보자.
심각한 가격하락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분은 역시 끝도 없이 하락하고 있는 제품 가격이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은 대표적인 고마진 상품군으로 분류되어왔으나 요 몇 년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비타민·미네랄의 경우 홈쇼핑에서 30개월분에 99,000원 제품이 등장할 정도로 가격이 하락했다.
한달분에 3,000원 정도 가격인 셈이다.
고가 제품 위주로 상품을 구비하는 방판이라 하더라도 평범한 컨셉일 경우 비타민·미네랄 가격을 40,000원 이상으로 책정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비타민·미네랄에 식물 추출물 등 특이 성분을 첨가해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 사용된다.
유기농 비타민, 천연 비타민 등의 마케팅 용어가 등장한 것도 가격을 조금이라도 올릴 명분 쌓기의 일환이다.
최근 부쩍 시장이 커진 오메가-3역시 3개월에 18,000원의 저가제품이 마트에 등장했다.
한 달에 6,000원 정도면 오메가-3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저가 제품이 1달분에 3~4만원으로 책정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하락이다.
이외에도 글루코사민, 감마리놀렌산 등 대표적인 고시형 품목들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
단순히 유통마진을 줄였다는 수준으로 이해하기에는 하락폭이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