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가위눌린 현실에서 미국민들의 부엌이 일종의 중앙통제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직장업무 수행에서부터 각급학교의 학습, 화상 애플리케이션 줌하기(Zooming), 오락 및 식사 준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판데믹 이전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때 부엌이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주 포트워싱턴에 글로벌 본사를 둔 국제적 시장조사기관 NPD 그룹은 지난 8일 공개한 ‘2020년 부엌 실태조사’ 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부엌 트렌드와 세대별 차이, 미래의 가정 내 식‧음료 소비 등을 분석한 이 자료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신기술을 사용해 식‧음료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거나 집에서 스스로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기술을 이용해 보다 간편하게 음식이나 식사를 주문하는 활용도가 ‘코로나19’ 판데믹 이전에 비해 크게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식료품이나 식사를 주문하는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2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었을 정도라는 것.

지난 여름 조사결과를 보면 미국 성인들의 42%가 최근 30일 이내에 최소한 1회 식료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도 같은 기간의 29%에 비해 훌쩍 뛰어오른 수치를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요식업소 식사주문의 경우 ‘코로나19’ 판데믹 이전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exponentially)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식사준비와 관련, 디지털 기기의 음성 도우미(voice assistants)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이 55%에 달해 주목되게 했다. 메뉴 선택과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 식료품 주문, 기타 부엌에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음성안내를 받고 있는 소비자들이 그 만큼 많아졌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대다수의 가정이 현재 와이파이(Wi-Fi)가 가능한 스마트 주방가전을 설치하지 않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42%가 그 같은 주방가전을 설치하는 데 큰 관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NPD 그룹의 대런 사이퍼 식‧음료 담당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규제에 직면해 식품을 구입하거나 식사를 준비하는 전략을 갑작스럽게 재고하기에 이르렀다”면서 “편리함이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많은 수의 소비자들이 신기술을 구할 수 있으면 구하려고 하고 있고, 식사를 준비하거나 주문하는 데에 따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하고 있으며, 설령 현재의 판데믹 상황이 종료되더라도 소비자들은 신기술의 이용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퍼 애널리스트는 단언했다.

그리고 식품기업들과 제조기업, 유통기업들이 이 같은 소비자들의 행동변화를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